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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무비

영화 <싱글라이더>

이병헌의 연기력에 대해서 타이핑하는건 이제 사치라고 생각이 든다. 그의 감정 표현은 압도적인지라 스크린을 넘어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아마 이병헌이 아닌 다른 배우라면 이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니 이병헌이여서 가능했던 영화다.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 영화는 이병헌이 혼자 이끌어간다는게 맞는 말이다.
괜히 호주에서 이병헌이 나온다고 해서 촬영불가지역을 개방한 것이 아니다.
이 영화의 문제는 단조로운 극의 흐름도 아니다. 단조로움은 이 영화가 지닌 색깔일뿐, 단점이라고 하기엔 지나치다. 개성이나 차이점이 틀린것이나 오류가 아닌것처럼.
제일 큰 문제는 소희의 맥커터역할인데 엄청난 몰입을 할 찰나 소희의 등장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싱글라이더'라는 주제로 호주 워킹홀리데이가 지닌 문제점을 소희가 담아 냈다고 하기엔 글쎄. 그녀의 연기력은 그녀 역시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결정적인 무언가가 빠져있다. 그것은 안소희 개인이 앞으로 연기생활을 하면서 찾아야하는 '무언가'다.
영화 외적 이야기를 하자면 같이 본 사람의 말을 잠깐 빌려오겠다. 과연 김민희가 남자였다면, 그녀의 연기력을 가지고도 매장당했을까 라는 부분이다. 이병헌의 여성문제나 김민희의 홍상수 감독과의 스캔들은 조금은 성격은 다른 문제긴 하지만, 젠더문제로 바라봤을때 한국사회는 지나치게 여성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오히려 김민희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계에 젠더문제가 별로 없다고 한게 의문일 따름이다. 본인이 제일 큰 희생자임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