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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무비

신비한 동물사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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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한텐 미안한 얘기지만 실은 어제 같이 영화보자고 해놓고 오늘 오전에 통수치고 혼자 영화보러 갔다왔다.(정모야 미안해 너가 날 싹둥바가지없는 놈이라고 일주일동안 불러도 난 할말이 없어) 어제 개봉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이다.

감독은 해리포터 아즈카반의 죄수와 불의 잔에서 꺼진 불씨마냥 죽어가던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를 멱살잡고 끌고 와서 마무리 지은 데이빗 예이츠다. 어렸을 때 책을 먼저 읽었는데, 사실 책 신비한 동물사전은 굉장히 오덕스러운 마법생물들만 나열해놓은, 말 그대로 사전 그 자체이다. 하지만 영화에선 스토리를 입혔는데 해리포터 시리즈 종결 이후 뭔가 마법에 목말라있던 우리를 자극하기엔 매우 좋은 영화였다.


근 한달전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법 열풍을 일으켰는데 닥터 스트레인지는 뭔가 뿜뿜(?)하면서 마블스러운 마법사였다면 신비한 동물사전의 마법사는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마법사의 정형이랄까. 온갖 마법생물들의 볼거리 뿐만 아니라 스토리도 상당히 수준있다고 느꼈다. 20세기 초반 사회의 문제들(물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영화에서 내포했을 뿐만 아니라 살짝 스포를 하자면 해리포터 시리즈에 그토록 언급이 되던 덤블도어 교수가 물리친 '그린델왈드'관련 내용이 이 영화에 있다는 데에 관객들의 흥분을 자아낸다.(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들도 몇가지 있다...)


뉴트 스캐맨더 역을 맡은 주인공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실력은 역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동물에 빠져살면서 무언가 상처를 내재하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진짜 이 사람이 뉴트 스캐맨더인가 싶을 정도로 관객들에게 마법을 걸었다.


나는 어렸을 적 토요일을 정말 좋아했다. 토요일엔 항상 부모님이 짜장면을 시켜주시곤 해서였는데, 나는 그때도 짜장면덕후라 짜장 한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었다. 내가 왜 갑자기 뜬금없이 토요일 짜장면 추억팔이를 하냐면, 이 영화는 내 마음을 토요일은 기다리던 그 꼬마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점에서 영화보는 내내 가슴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꼭 영화관에서 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