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식적으로 첫 촛불집회를 다녀왔다. 왜 공식적이냐면 사실 비공식적으로 말년휴가때 두번 더 다녀왔다.
그렇다. 나는 말을 귓구멍으로도 안듣는다. 여섯번 다는 못갔어도 세번 혼자 갔으면 프로혼참러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얘기는 굳이 하지 않겠다. 다들 잘 알거다. 처음에 장난으로 부르던 수첩공주의 수첩이 그런 것이라고 그 누가 생각했겠는가.
(어쩌면 박근혜는 광화문 경기 활성화를 위해 아직도 안내려오는 걸 수도 있겠다)
매번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 국민들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우리 역사에서 광장이란 개념은 없었다. 모든 운동들은 시장에서, 거리에서 이루어져왔다. 광화문광장 역시 말이 광장이지, 처음엔 이게 광장이냐하는 말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운동때도, 4.19혁명때도 6월민주항쟁때도 그리고 2016년 지금에도 우리는 도로를, 거리를 광장으로 국민들 스스로 만들어왔다.
이번 촛불집회는 심지어 6주째 이어지고있다. 국민들 스스로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확고할 뿐더러 매주 새누리당을 비롯 푸른집의 언니와 친구들의 말은 주말마다 국민을 광장으로 나오게하고 있다. 분노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해학적요소들로 표출하고 있다. 시위라기 보다 촛불집회를 보자면 민주주의를 향한 페스티벌, 축제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 참석땐 내심 걱정도 했다. 혹시나하고 충돌이 있을까하고. 하지만 세번째 참석해오면서 그런 걱정은 이제 하지 않는다.
(심지어 오늘은 머리도 만지고 왔다...)
나는 이번 기회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가는 분수령이라고 본다. 우리는 6월항쟁때 자유민주주의로 가는 줄 알았지만 그때부터 우리는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386세대가 쟁취한 민주주의를 새로운 세대는 당연한 것인양 즐기고 침묵하고 무관심했다. 정치는 어렵다며, 정치 얘기하는 친구는 진지충으로 몰고 이상하게 쳐다봐왔다. 목소리를 내는 친구에겐 그래도 안바뀐다고 말했다. 투표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움직여야한다. 우리도 모르는 새에 국가는 너무 후퇴해왔다. 저 위정자들에게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왔음을, 누가 국가의 주인인지 알려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문장만 더 쓰고 글을 마친다.
광장에서 우리는 외친다.
다시,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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